현재 IPTV 서비스의 문제점
애초에 개인에게 최적화돼서 키보드를 이용한 양방향을 전제로 정보 전달을 하는 인터넷과 거실의 중심에서 가족들이 함께 시청하는 것이 시작인 TV는 태생적으로 다른 접근 방식을 가져야 한다. 필자는 얼마 전 신문사들이 자사의 기사들을 IPTV로 옮기는 서비스를 오픈한 것을 보고 황당함을 갖출 수 없었다. 신문을 있는 그대로 TV상에서 재현했는데 과연 누가 TV에서 깨알 같은 글씨를 읽고 싶어 할까? 20대 후반인 필자의 눈에도 잘 안 들어오는 서비스를 나이 든 사용자들이 사용할리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기사를 읽으니 TV도 같을 것이라 생각했을까? 더군다나 이 서비스는 현재의 IPTV가 갖는 단점을 최대한 반영하고 있다. 서비스의 검색과 빠른 접근이 굉장히 불편하다다는 점인데 이는 다른 독립형 서비스들도 비슷한 양상이다. 인터넷과 똑같은 서비스를 훨씬 뒤떨어진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초창기에 가능한 모든 서비스를 IPTV에서 구현해본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일 수 있다. 일단 시도해봐야 사용자들이 원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을 테니까. 그렇지만 창의적인 기획 없이 인터넷의 서비스를 그대로 옮겨놓는 것은 인력, 시간, 돈 낭비일 뿐이다. 환갑이 넘은 필자의 이모부도 인터넷 뱅킹과 옥션을 활발하게 이용하고 계실 정도로 인터넷은 전 연령층에 익숙한 쌍방향성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IPTV는 인터넷이 이미 구축한 분야와 다른 영역을 개척해야 할 것이다.
다른 영역으로 기존 TV가 가지고 있는 TV 프로그램에서의 연동형을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환경에선 아직 힘들 것으로 보인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방송을 유료라고 생각하지 않아 셋탑박스에 돈을 투자하지 않는다. IPTV의 보급을 위해 기업들은 저가의 저사양 보급형 셋탑박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저사양 셋탑박스가 성능의 한계는 새로운 서비스 기획의 한계로 이어진다. IPTV가 보급 된다고 해도 그에 걸맞는 서비스가 뒷받침되기 힘든 현실이다. 그렇기에 기업들은 VOD 확보에 총력을 다 하고 있다. ‘다양한 VOD = 뛰어난 서비스’라는 이상한 공식이 성립되어 콘텐츠 제공업체를 자기 밑에 귀속시키려는 지금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부정적으로 글을 쓰긴 했지만 IPTV의 미래를 암울하게만 보는 것은 아니다. IPTV는 TV의 다음 단계 진화형으로 확실히 정착될 것이다. 문제는 얼마나 빨리 어떤 과정을 거쳐 정착되는가 하는 것이다. IPTV가 정착되는 과정 속에 기존의 방송국과 IPTV 서비스 업체 간의 권력 구조가 바뀔 것이고 케이블, DMB 등 여러 시장이 크게 변할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사용자들은 아무 것도 모른 채 시장의 승리자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수동적으로 이용하게 될 것이다. 급변하는 시장은 어떤 모습을 갖출 것인가? 지금의 필자는 그저 IPTV를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 방관할 수밖에 없지만 언론에서 떠드는 것처럼 사용자들이 TV를 통해 여러 가지 혁신적인 새로운 서비스를 이용하는 그 날이 빨리 오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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