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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Mar/081

EPG, Don’t be evil!

지금, 인터넷을 통해 흥국생명 연수원에 대한 정보를 찾고 싶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아마도 당신은 naver 나 google 과 같은 사이트에 접속할 것이고, 검색창에 '흥국생명 연수원' 을 타이핑 할 것이다. 필자는 당신을 잘 알지 못함에도 이러한 행동 패턴을 쉽사리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포털 사이트와 검색 사이트는 개인과 인터넷을 이어주는 관문이며, 인터넷과 맞닿는 접점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헤아릴 수 없이 수많은 사람들이 이 곳으로 모여드는 것은 당연하며,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닷컴 기업들이 막대한 수익을 내는 것 또한 당연하다. 그리고, IPTV에서는 그 역할을 EPG가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면, EPG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 EPG, 왜 중요한가?

EPG(Electronic Program Guide)는 텔레비전 방송 프로그램의 편성표를 텔레비전 화면 상에 표시하는 것으로,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사람은 이 편성표를 통해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하거나 시간, 제목, 채널, 장르 등의 기준을 통해 원하는 프로그램을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wikipidia - http://ko.wikipedia.org/wiki/EPG). 기존의 방송 편성표는 방송사가 편성해 놓은 방송 스케줄을 표 형식으로 만들어놓고, 사용자는 그 시간에 맞추어 자신이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보는 형식이었다.

기존의 지상파 방송 편성표

반면, EPG는 단순히 방송사의 편성표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가 프로그램을 검색하고, 선택해서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만을 시청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시청자의 성향을 파악해서 프로그램이나 채널을 추천해 주기도 하고, 프로그램에 부가적인 정보들을 제공해 줄 수도 있다. 수백개, 더 나아가 전 세계의 수천 개의 채널까지 시청 가능하다는 IPTV의 시대가 도래한다면, 시청자들은 그야말로 '방송의 홍수' 에 빠져버리게 될 것이다. 이런 망망 대해와 같은 방송 환경에서 길잡이 역할을 해 줄 EPG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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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G는 포털형 TV 서비스로 진화하여서 각종 TV 프로그램의 검색, 정렬, 개인화 기능을 탑재하게 될 것이고, 사용자는 이를 이용해서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조합해서 볼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결국 콘텐츠들은 EPG에 의해 분류되고 정렬되어지므로 EPG는 하나의 운영 소프트웨어(Operating Software) 역할까지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EPG의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정보는 다양해져서, 뉴스 및 사회문화적 정보를 제공받고, 그것을 시청자간에 상호 교환하는 통로 역할도 하게 될 것이다. 또한 운영 형태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가능케 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EPG 서비스의 큰 강점이다.

- EPG Form

EPG는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형태를 가지고 있다.

gridepg.jpg

Grid EPG. 흔히 볼 수 있는 형태로, 한 축을 시간, 한 축을 표로 해서 Time table 형태로 제공되는 EPG. 시청자가 자신이 원하는 '방송시간' 의 개념을 필요로 할 때 제공되는 형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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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saic EPG. 썸네일 형태로 방송들이 제공되며, 사용자가 원하는 방송을 클릭해서 시청하는 형태이다.

mini_epg.jpg

Mini EPG. 방송중인 TV 화면을 가리지 않고 정보가 제공된다.

물론, 아직은 이제까지 논의되었던 발전적인 모습의 EPG라기 보다는, 단순 프로그램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IPTV가 본격적으로 서비스되고 난 다음이라면 EPG도 급격하게 진화할 것이다. 또한 이에 발맞추어 점차 EPG의 디자인 또한 다채로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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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과 동영상은 OpenTV의 Zommable EPG 이다. 3차원으로 구성된 역동적인 인터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양질의 EPG를 현재의 STB(Set-Top Box)에서 구현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이를 생각해 보았을 때, 다음 동영상에서 볼 수 있는 최근 닌텐도에서 공개한 Wii TV 시연 영상은, 왜 콘솔 게임기가 IPTV 시장에서 막강한 역할을 할 수 있는가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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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G를 통해 보고싶은 프로그램의 선택이 끝나면 이런 형태로 한눈에 시청 스케줄을 확인할 수 있다.)

- EPG 업계의 쟁점

따라서 EPG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이 매우 치열하다.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 즉 막대한 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되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에는 국내의 EPG 시장 독점을 목표로 하던 우리나라의 '이피지' 와, 미국의 EPG 솔루션 공급업체 트리뷴이 EPG 특허에 관련한 법정 분쟁을 일으켜, 3심까지 가는 끝에 트리뷴 측이 승소하는 일이 있었다 (* 관련기사 : http://www.dt.co.kr/contents.htm?article_no=2006072502010631700002). 이러한 기업들의 독점욕에 따른 선점 분쟁과 더불어, EPG는 그 시장성만큼이나 관련 쟁점도 뜨거운 이슈이다. EPG 관련 쟁점은 다음과 같다.

  1. 공공 콘텐츠 접근성의 확보:EPG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맞춤형 방송을 제공하는 것은 분명 혁신적인 서비스이나, 반면 시청자가 흥미 위주나 자극적인 프로그램만을 선택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문화, 예술, 교양 분야의 공공 컨텐츠에 대한 접근성이 현저하게 떨어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일부 국가들에서는 EPG 에서의 공공 컨텐츠 리스트 서비스를 의무화하고 있다.(예 : OECD 소속 영국, 호주, 독일, 오스트리아 등 14개 국가들이 특정 콘텐츠의 목록서비스 의무화(Must List)를 규정하고 있음(OECD, 2007))
  2. 콘텐츠 채널 노출도 관련 공정 경쟁: 시청자가 어떠한 프로그램을 시청해야 할 지 검색할 때, EPG 제공 업체가 메인 화면이나 검색 순위 상위에 특정 컨텐츠를 위치시킨다면 그 컨텐츠에 수용자 접근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이를 차지하기 위한 불공정 경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EPG 검색 시스템의 정교화와, 공정 경쟁을 보장하는 규정이 마련되어야 한다.
  3. 이 외에도 장애인도 평등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보조적 서비스 제공, 미성년자의 불건전정보 접근 차단 등이 EPG 서비스의 숙제로 남아 있다. 이러한 문제들로 인하여 외국은 EPG 관련 규제를 조기에 만들어 놓고 시행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관련 규정이 없는 실정이다.

각국의 EPG 관련 규정들

- EPG의 미래는 어디로?

IPTV에서 가능한 다양하고 혁신적인 컨텐츠들은 EPG를 통하여서 시작된다. IPTV 시청자들은 마치 낯선 이국 땅에 여행을 떠난 여행객과 같다. 새롭고 신선하기는 하지만 낯설고 두렵기도 한 익숙하지 못한 시청 환경 안에서, 시청자는 EPG라는 친절한 가이드를 따라다니면서 완전히 새로운 TV 프로그램 시청 방식을 배우게 될 것이다.
하지만 가이드가 여행객으로부터 돈을 뜯어내려고 혈안이 되어 있거나, 과도한 욕심을 부려서 모든 여행객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TV 화면이 난잡한 광고물들로 가득하고, 볼 수 있는 컨텐츠는 몇 되지도 않으며, 무언가 새로운 것을 경험해보려고 하니 기다렸다는 듯이 결재를 요구한다면 IPTV의 장밋빛 환상은 흙빛 실망으로 깨어져 버리고 말 것이다.
필자는 EPG가 Web2.0 의 개념과 정신을 잘 수용했으면 한다. 독점과 소유가 아닌 나눔과 공유의 철학을 실현하기를 원하고, 이 기술과 서비스가 특정한 기업의 상업적 목적으로 악용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를 위해서, 먼저 EPG 안에 시청자들의 자유로운 의사 소통과, 그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서비스에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공통된 관심사를 가진 시청자들은 서로 양질의 프로그램을 추천하고, 이렇게 구축된 좋은 컨텐츠들로 이루어진 몇 개의 가이드라인은 IPTV에 생소한 이들에게 좋은 서비스가 될 것이다. 특정한 프로그램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EPG 안에서 부동의 위치를 고수한다면, 시청자들은 그들이 제공하는 제한된 컨텐츠 속에서 쳇바퀴 돌듯이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다. 또한, 질 나쁜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과감한 비판을 가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 시청자들이 직접 프로그램 편성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시청자의 눈과 귀를 끌기에 급급한 저질 컨텐츠들이 양산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은 제도적 장치로는 한계가 있으며, 시청자들 스스로 높은 수준의 문화의식이 필요한 문제이다. 따라서 깨어있는 이들이 컨텐츠를 분별하고 분석하는 눈을 제시해야 하며, 이로 인하여 자율적이고 자발적인 시청문화 구축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필자는 EPG 내의 광고물을 과감하게 배제할 것을 제안한다. EPG가 제공하는 화면은 순수하게 시청자가 원하는, 시청자가 만드는 화면으로 채워져서 온전한 시청환경의 personalize 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원하지 않은 것을 선택해서 원치 않은 광고를 보게 되는 불쾌한 경험이 TV 미디어를 통해서는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 지금 우리나라의 대형 포털사이트(네이버, 다음, 엠파스, 네이트 등) 에는 거의 동일한 위치에 현란한 커다란 광고물이 자리잡고 있다. 무심결에 마우스를 올리면 갑자기 확대되면서 시끄러운 사운드를 내는 광고물도 있다. 우리나라 네티즌들은 이러한 것에 너무 관대하다. IPTV 환경에서는, 좀더 사용자를 존중하는 서비스가 요구된다. 깔끔하고 쾌적한 Screen layout 에서 TV를 시청해야 한다는 공감대와, 그러한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EPG의 가장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포기하라는 말과 다름아니다. 따라서 이를 위해서는 구글이 애드센스라는탁월한 Win-Win 구조의 광고 서비스를 착안했듯이, IPTV 컨텐츠에 대한 부던한 기획과 연구가 이루어져 EPG의 무한한 가능성을 이용한 새로운 광고 기법을 만들어 내야 한다.

필자가 잠시 떠올려 본 수익 구조중의 하나는 '광고 전문 채널' 을 만들면 어떨까 한다. 기존 지상파 TV 광고는 지상파, 케이블, 위성 디지털 방송과 IPTV에서는 시청자에 의해 의도적으로 배제당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아예 그 광고들을 모아서 하나의 독특한 컨텐츠로 재발견하는 것이다. 광고는 단순히 소비자로부터 상품을 구매하게끔 하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참신하고 독특한 아이디어의 경연장이자 사회 현상 및 문화를 반영한다. 이러한 광고의 순기능에 주목하여, 여러 가지 법률로 묶여 있는 광고의 규제를 완화하고 다양한 기법과 형태의 광고들을 마음껏 시도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는 것이다. 또한 시청자 개개인들도 이 채널의 방송시간 일부에는 저렴한 가격에 자신이 원하는 '개인 광고' 를 방송할 수 있도록 서비스한다. 프로포즈에 사용될 수도 있겠고, 개인이나 개인이 소속된 소규모 단체를 PR하는 데에도 이용될 수 있다. 물론 현실적인 서비스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더 정교한 기획이 필요하겠지만, 이런 식으로 논의가 계속되다보면 모두가 Win-Win 할 수 있는 컨텐츠가 마련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 마치며

이제까지, 앞으로 IPTV 시장에서 가장 각광받는 컨텐츠중의 하나인 EPG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 중요성과 가치가 너무도 확연하게 보이기에, 오히려 EPG 서비스는 소유되거나 제한되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팔을 굽히지 못하는 사람들이 사는 곰배팔이 마을 이야기가 생각난다. 한쪽 마을에서는 서로 음식을 더 차지하려 팔을 뻗어가며 다투어대다가, 정작 음식을 먹으려고 하면 팔이 굽혀지지 않아 결국 모두 배를 곯았고, 다른 마을에서는 굽혀지지 않는 팔로 서로 서로에게 음식을 먹여주며 모두가 배불렀다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어쩌면 곰배팔이 아닌가. 내가 뻗는 이 손이, 내 것을 움켜쥐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에게 건네주고 나누는 손이 될 때, 그 누군가도 나에게 따스한 손길을 건네고, 모두가 함께 행복하게 된다. 이상주의자의 헛소리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세계는 그러한 가치들이 점차 실현되어 나가고 있다.
장차 다가올 IPTV 시대에서 EPG 서비스가 움켜쥐려는 욕심을 버리고 베풀고 섬기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러한 인간의 선한 본성을 과감하게 신뢰하기를 바란다면... 그것 또한 나만의 욕심일런지도.

- 노래가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것처럼, 저 또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습니다.Song’s Journal 은 그런 마음으로 씌여집니다. 2008. 3. 10. 송재원

참고자료
2007, KBI 포커스, 'TV2.0 시대의 전자프로그램 가이드 쟁점과 전망'

사진자료
http://www.nintendowiifanboy.com/photos/wii-tv-guide-channel/
http://images.google.co.kr/images?hl=ko&q=EPG&gbv=2

Comments (1) Trackbacks (0)
  1. EPG에 관한 생각에는 동의합니다. EPG는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와 같은 TV 첫 On화면에서 어떻게 나타나야할지부터 사용성, 화면 구성, 콘텐츠 구성 등 다양한 부분에서 고려해야할 요소들이 많다고 생각됩니다. 무엇보다 EPG는 그 목적을 충실히 하는 측면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구글, 네이버, 다음 등은 처음에 모토가 검색 포털이었지만, 구글을 제외하고는 아전인수격인 형태로 변질되고 있음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EPG의 가장 큰 목적인 사용자에게 효과적으로 콘텐츠 찾기를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고안되어야 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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