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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Mar/080

TV가 TV다워야 TV지

? 처음으로 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1926년 이래, TV는 수많은 발전을 거듭해오며 이제는 일상생활 가운데 뗄래야 뗄 수 없는 Home Entertainment의 중심적인 위치에 자리잡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TV가 사람들에게 심어준 이미지는 과연 어떠했을까? TV는 탄생할 때부터 그 특성상 수동적인 성향이 짙은 기기였으며, 현재까지도 수도권 지역에서의 지상파 주간 시청률 조사 결과를 확인해 보면, 높은 순위를 기록하는 프로그램들은 뉴스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드라마 및 쇼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통해 우리들은 사람들이 TV를 일종의 ‘편안한 오락기기’로 인식하고 있다고 가정할 수 있다. 별다른 조작 혹은 시청자의 어떠한 사고 등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흘러나오는 프로그램을 보며 울고 웃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TV의 위치가 요즘 큰 변동을 맞이하고 있다. 시청자의 참여가 전제되는 IPTV의 인터렉티브 서비스들은 더 이상 TV의 기능을 ‘시청’만으로 제한하지 않는다. 국내에서도 이미 하나 TV, 메가 TV 및 Skylife 등 디지털 TV 서비스를 통해 시청자 참여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으며, 대부분은 어느 정도 호평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보다 더 빠른 시기에 인터렉티브 서비스를 도입했던 유럽의 경우 스포츠, 드라마, 영화 및 각종 쇼 프로그램에 인터렉티브적인 요소를 추가하여 큰 호응을 얻어내고 있다. 또한 더더욱 다양하고 새로운 형태의 사용자 참여를 요구하는 컨텐츠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속속 개발되어가고 있으며, 그 중에는 매우 새로운 형태의 조작을 요구하는 컨텐츠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 필자가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바로 그 부분이다. 이미 근 5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TV는 편안한 매체로서의 명성을 누려왔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TV로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할 것이다. TV와 PC가 서로의 시장을 침범하지 않는 형태로 무난히 발전해온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PC는 내가 무엇인가를 해서 그 결과를 도출해내는 데 최적화된 기계이고, TV는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나에게 희노애락을 선사하기 때문에 서로에게 영향을 주지 않고 발전해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TV의 기본 전제조건은 누가 뭐라해도 편의성이라 생각한다. 물론 필자 또한 한때 IPTV의 interactivity적인 면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 적이 있었다. 특히 Set-top Box로서 이미 별도의 컨트롤러를 보유하고 있는 컨솔 게임머신을 채택한다는 점에 큰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그것은 게임 및 상호 작용성을 지극히 선호하는 필자의 주관적인 관점에서의 평가일 뿐이며, 대다수의 대중들에게 있어서 TV는 여전히 누워서 땅콩이라도 까먹으면서 볼 수 있어야 할 매체인 것이다. 자신의 고유 성질을 포기하면서 이미 다른 기기가 선점중인 방면을 노릴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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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고 해서 IPTV 및 디지털 TV 등이 나쁘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서비스에 환호하는 유저들은 얼마든지 있으며, 상호 작용성이라 해서 꼭 복잡한 조작을 필요로 하지만은 않는다. 간단한 버튼 한두 번 정도로도 손쉽고 아무 거리낌 없이 차별화된 서비스를 즐기게 해줄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드라마 1회 종료 후 이다음 스토리를 선택하게 하는 방안은 어떤가? 버튼 하나로 영화에서 주인공의 관점이 바뀐다면 어떤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인가? 굳이 선택에 선택, 입력에 입력을 거듭하는 방식이 아니더라도 훌륭한 인터렉티브 컨텐츠를 얼마든지 생각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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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궁극적으로 주장하고 싶은 사항은 이것이다. 상호 작용성을 크게 적용하고 싶다면, 부분적인 maniac의 선에서 그쳐야 한다는 점이다. 소수의 얼리 어댑터들은 새로운 조작을 요구하는 새로운 서비스에 불만 없이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있다. 다수의 보수주의자들은 편안함이 보존되어 있는 신세계에 호감을 가질 것이다. 이 두 가지의 서비스는 품질 면에서 평행선상에 놓여 있어야만 한다. 어느 한쪽이 우위를 점한다면, 다른 쪽의 사용자들-특히 편안함을 추구하는 사용자들-은 괴리감, 심지어는 배신감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기술의 발전? 좋다. 새로운 형태로의 TV의 진화도 좋다. 다만 온고지신(溫故知新), 옛것을 알고 나서 새로운 것을 깨우쳐 나가는 자세로 자연스러운 진화를 꿈꾸는 것이 모두를 위한 최선의 길이 아닐까 싶다.
참고자료

AGB Nielsen Media Research - 국내 지상파 주간 시청률 현황

http://www.agbnielsen.co.kr/media/media.asp?page=media_terrestrial_rate02.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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