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융합 추세에 따른 디지털생태계 조성의 필요성
기술 발달과 서비스 개발로 인해 기존의 기술, 산업, 서비스, 사업자, 네트워크 간 구분이 모호해졌다. 융합의 동인은 크게 다음 네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 첫째는 기술이다. 기술은 융합을 가능하게 만드는 이네이블러(Enabler) 역할을 하면서 융합영역 곳곳에서 필요하다. 광대역 및 유비쿼터스 환경을 가능하게 하는 다양한 네트워크 기술(IPv6, 그리드 컴퓨팅 등)에서부터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USN(Ubiquitous Sensor Network) 등이 등장하였다. 또한 헐리우드 영화(메트릭스, 반지의 제왕 등)에서 웅장한 장면과 상상속의 장면 연출시 제작 공정의 50% 이상에 컴퓨터그래픽(CG)이 사용되고 있으며, 게임 플레이 환경이 휴대폰, PDA, 콘솔 등으로 다양화 되면서 모바일 환경에서 3차원(3D) 기술과 플랫폼 간 연동 및 관련 기술이 확대되고 있다. 기술은 융합을 서비스, 시장, 그리고 산업 수준으로 확산시키는 기폭제(Initiator) 역할을 하게 된다.
- 둘째는 이용자이다. 이용자는 융합을 받아들이는 시장으로서 다양한 융합(미디어의 융합, 콘텐츠의 융합)을 요구하는 수요자이며, 동시에 융합을 평가하는 평가자(Evaluator) 역할도 하게 한다. 인터넷이 시공을 초월한 공론장으로 부상하면서 이를 통한 여론 형성과 정치 참여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소비자는 신규서비스 구매에 적극적이어서, 2004년 말 수요조사 결과 자신을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라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43%에 달했고, 신규 서비스에 대한 평가를 개진함으로써 기업에도 적극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 셋째는 규제이다. 신규 서비스의 가치사슬 재편에 따른 이해를 조정할 수 있는 제도 및 규제의 개선은 융합을 촉발시키는 트리거(Trigger) 역할을 하게 된다. 이와 동시에 규제는 융합으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들[서비스 간 융합으로 인한 결합판매로 야기되는 시장지배력 전이, 사업자 융합(M&A 등)으로 발생하는 시장 집중, 콘텐츠 불법복제 같은 저작권 문제 등을 통제하는 컨트롤러(Controller) 역할도 수행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게임 중독, 청소년 유해 콘텐츠 범람 등을 예방하고 억제하는 사회적 역기능 해소 노력들이 시작되었다.
- 마지막으로는 기업의 융합전략 자체가 융합의 주요 동인이 된다. 성장을 목표로 하는 기업의 경영전략은 융합의 방향을 결정짓는 방향타(Steering Wheel)이며, 기업은 다양한 융합산업 영역의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데 집중하게 된다.????
최근 추세를 비추어 보면 네트워크, 기기, 서비스 등의 융합으로 기존 통신망의 광대역화와 패킷 전송, 무선통신 기술의 발전, 방송의 디지털화/다채널화와 양방향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네트워크 융합은 기존 통신망의 광대역화와 유무선 통합, 기존 방송망의 디지털화에 따라 유무선통신망에서 방송콘텐츠가 제공되고, 기존 방송망에서 통신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통신부문에서는 유무선망 모두에서 전통적인 음성서비스를 넘어서 방송 콘텐츠를 원활하게 제공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고도화가 보편화 되고 있으며, 방송부문에서는 양방향서비스의 제공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전통적인 망의 구분이 사라지고 있다. 과거 100년간 PSTN이 음성 중심이었다면, 지난 10년 간은 브로드밴드(Broadband)를 통해 음성과 영상, 그리고 데이터 전송으로, 향후 10년은 모든 IP망을 통해 유비퀴티(Ubiquity)와 컨버젼스(Convergence)를 담은 컴퓨팅 파워 전달망으로 진화해가고 있다.또한 주로 휴대단말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기기 간 융합은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되고 있다. 소비자는 복합적 기능 보다는 보다 개인화된 단말을 원한다. 이런 이유로 기기는 완전융합이라기 보다는 부분적 융합 현상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휴대단말에서 사용되는 서비스들은 멀티미디어 데이터 커뮤니케이션, 이용자의 위치 및 상황을 기반으로 하는 실시간 정보 전송 서비스, 디지털카메라, 게임, 비디오 등의 기능을 강화하는 개인 정보처리 서비스, 모바일뱅킹, 홈쇼핑 등의 모바일 커머스 등이다. 한편 댁내 정보단말로 떠오르는 홈네트워크 게이트웨이는 초기 홈오토메이션 위주 기능에서 콘텐츠 공유(Content Sharing) 및 홈 엔터테인먼트 등을 목적으로 하는 홈미디어 서버로 진화 중이다. 이처럼 양방향성(Interactivity) 기술 속성이 가미되거나 광대역망을 통해 동영상 콘텐츠가 서비스되며,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들이 다시 TPS (Triple Play Service)로 묶여 1인 고객(또는 가구)의 지불가치를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결합되어 제공된다. 이는 사업자 간 융합이 진전되면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다국적 글로벌미디어사업자들이 다양한 콘텐츠사업자, 네트워크업체 등을 인수, 합병함으로써 시장지배력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수직적 계열화나 수평적 다각화를 통해 복합미디어그룹으로 부상하고 있다. 다양한 융합 추세가 확장됨에 따라 새로운 생존과 경쟁의 법칙이 지배하는 동반성장 즉, 디지털생태계(Digital Ecosystem)를 조성해야 할 필요성이 2006년 2월, 세계경제포럼(일명 다보스포럼)에서 제기된 적이 있다. 지금까지는 융합이 기술 간 및 산업 간 융합 차원에서만 바라보는 디지털컨버전스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면, 산업과 기술, 그리고 이용자가 동반성장해야 하는 디지털생태계를 조성하고 촉진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세계경제포럼에서 논의된 “디지털생태계(Digital Ecosystem)”란 디지털 환경을 구성하는 각 플레이어(Player)인 이용자, 기술, 산업이 상호 작용하는 과정에서 동반성장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디지털 생태계의 번영을 가져온다는 개념이며 이론이다. 그 어원을 추적해보니, 1935년 탠슬리에 의해 제창된 ‘생태계(Ecosystem)’ 개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가 말한 생태계란 있는 그대로의 자연 상태 인식을 위해 구성요소 간 관계를 지닌 생물과 무기적 환경을 하나로 통합한다는 개념이다. 2002년에는 유럽연합 회원국들의 중소기업들이 ICT를 활용하여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생성하여 성장할 수 있는 디지털환경 인프라를 형성할 목적으로 소속 위원회인 Unit D5에서 개최한 웍샵에서 디지털생태계 비전을 내놓았다. 이 웍삽에서는 ‘자연생태계(Natural Life Ecosystem)’, ‘비즈니스생태계(Business Ecosystem)’,? ‘디지털생태계’, 그리고 ‘디지털경영생태계(Digital Business Ecosystem)’ 개념들이 정의되었다. 차례대로 살펴보면, 자연생태계란 “상호작용하는 기관들에 그들의 물리적 환경을 더한 생물학적 커뮤니티”를 말한다. 비즈니스생태계란 “관련 상품 및 서비스 공급자, 제공자, 구매자 간의 네트워크에 (구조 및 규제 프레임워크 등을 포함한) 사회경제적 환경이 더해진 것”을 의미한다. 비즈니스생태계 개념은 1997년에 제임스무어(James F. Moore)의 저서인 <경쟁의 종말(The Death of Competition: Leadership and Strategy in the Age of Business Ecosystem)>에서 나온 바 있다. 한편, 이 위원회에서 처음으로 개념화된 디지털생태계란“상호 네트워크화된 기관들을 위해 상호 협력, 지식 공유, 개방된 적용 기술 개발, 진화된 사업모델 등을 지원하는 디지털환경을 창출할 목적으로 존재하는 자기조직적 디지털인프라”를 말한다. 또한 디지털경영생태계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는데, 이는 디지털생태계와 비즈니스생태계가 구조적으로 연계되어 있고(coupled) 공진화하는(co-evolving) 과정에서 결과한다고 이 위원회는 보고 있다. 강력한 네트워킹 구조를 가진 중소기업들(SMEs: Small & Micro Enterprises)과 ICT 정책을 연구하는 <지역과학단체>가 함께 한 이 웍샵에서 디지털생태계의 목적이 제시되었다. 디지털생태계의 주된 목적은 결국 유럽의 중소기업들 간에 업무 효율, 기업 통합 및 시너지를 향상시키는 ICT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글로벌 시장에서 중소기업들의 지역 가치사슬 통합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디지털생태계 이니셔티브의 대상은 ICT를 필요로 하는 CP 등의 중소기업들과 ICT 관련 시스템통합사업자, 서비스제공자,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이 된다. 결국 융합산업을 주도하는 모든 사업자들을 말하는 것이다.
결국, 융합의 단초가 된 인터넷의 활용 촉진이 콘텐츠 및 미디어서비스의 유통경로를 다양화시켜 이용자가 풍부한 미디어서비스들을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이용자의 소비가 확대되면서 자연스레 콘텐츠 및 미디어 비즈니스가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비지니스들과 정책들이 진행되다보면, 크리에이터(Creator)로의 이익 환원의 길도 자연히 열리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크리에이터가 안심하고 다양한 미디어에 콘텐츠가 유통되도록 제공하고, 또 이용자가 쉽게 콘텐츠를 향유할 수 있도록 보호 및 보안에 관한 기술과 정책 양면에서의 검토, 디지털화의 특성을 바탕으로 한 매력적인 사업모델의 개발이 촉진된다면 가치사슬의 가치네트워크화가 이루어져 디지털생태계의 선순환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특히 방통융합시장이 활성화 되고, 경쟁이 강화될수록 콘텐츠의 중요성은 지속적으로 강화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콘텐츠사업자와 미디서서비스사업자의 공정거래 확립과 저작권을 보호하는 정책들도 점차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공정거래 확립을 통한 중소 규모의 콘텐츠 사업자들이 부당한 시장지배력 행사로부터 보호되고, 이를 통해 콘텐츠 시장의 경쟁을 활성화하고 종국적으로 콘텐츠산업 육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 구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와 함께 저작권 및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 제도적, 사회적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 저작권이 보호되지 않은 상황에서 창의성(Creativity) 개발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 외에도 초기 미디어서비스 유통 시장에서 공급되기 쉽지 않은 장르의 콘텐츠 제작(소외계층, 청소년, 세대간, 종교 등)에 대한 정책적 배려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2006 세계경제포럼('06.1.25~1.29/스위스 다보스)
2006.송민정 KT 연구원, 융합추세와 미디어서비스 경쟁에 따른 정책방향
정윤식, ‘IPTV 도입과 진입장벽’(2004), 한국정보법학회 주최 워크샵 발제문
송민정, ‘TPS 경쟁구도와 IPTV 서비스 제공방향’(2005), 한국정보법학회 주최 워크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