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동등 접근권. 矛盾.
?'중립' 과 '동등'의 문제가 도덕 교과서가 아닌 방송사업자들에 입에 자꾸만 오르내리고 있다. '망중립성' 이 망이 없는 사업자들의 큰 이슈라고 한다면, 'PAR(Program Access Rules) - 프로그램 동등 접근'은 망 사업자들의 큰 이슈라고 할 수 있다. 대체 PAR은 무엇이고, 그것은 IPTV에게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 PAR(Program Access Rules) 가 뭐죠?
? PAR, 즉 '프로그램 동등 접근' 이란 미국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이다.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특정 프로그램이 특정 사업자에 독점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정 기준에 합하는 프로그램은 다른 방송 플랫폼에도 무조건 제공해야 한다는 규정' 이다.
? 약 15년전인 1992년, 급격하게 성장하는 케이블의 과도한 시장성과를 우려한 미국 의회는 "케이블 텔레비전 소비자 보호 및 경쟁에 관한 법률(Cable Television Consumer Protection and Competiton Act 1992)" 을 제정했고, 바로 이 법률에 케이블 사업자와 프로그램 공급업자간의 배타적 거래를 금지하는 규정이 명시되었다. 당시 이 조항은 시장의 경쟁과 다양성 보호를 위해 2002년까지 시행되고 폐지될 예정이었으나, 2007년 10월까지 5년간 1차로 연장되었고, 2007년 10월에는 리뷰를 거쳐 2012년 10월까지 다시 5년간 연장되었다. PAR 제도가 그 규정의 효용성이 검증되었고, 좀더 지속해서 효력을 발휘할 것이 요구된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 우리나라 PAR
? 관련하여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디지털 케이블 방송과 디지털 위성방송간 컨텐츠 공급 문제로 인하여 이 PAR 과 관련된 논의가 뜨겁게 이루어진 적이 있었다. MPP(Major Program Provider) 들이 공급하는 컨텐츠 중에서 케이블 방송에는 공급되지만 위성방송에는 공급되지 않는 격차가 갈수록 심해졌기 때문이다. 일단 가입자 수가 워낙 적어서(케이블 TV 1420만, 위성TV 130만) PP들로서는 위성방송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고, 무엇보다 케이블 SO(System Operator) 들은 자신들에게만 컨텐츠를 공급하도록 PP들에게 압력을 넣는다. 따라서 위성방송은 케이블 TV에 비해 적은 채널을 서비스 할 수 밖에 없으며, 심지어 인기 채널마저 케이블 SO들의 압력으로 인해 방송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이러한 프로그램 독점 체제는 시청자들의 볼 권리를 앗아가고 불공정 거래행위를 유발시키며, 향후의 뉴 미디어들(IPTV와 같은)이 쉽게 정착할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와 관련하여 프로그램 동등 접근에 대한 주장을 당시 디지털 위성방송 사업자인 SkyLife 측에서 제기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얻어내지 못한 채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 IPTV와 PAR
? 따라서, 케이블 TV와 직접적으로 경쟁해야 하는 IPTV 사업자들 또한 이 문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케이블 채널보다 더 다양하고 질 좋은 컨텐츠, 아니면 적어도 케이블 사업자들보다 뒤떨어지지는 않을 만큼의 컨텐츠는 제공해야 시청자들을 끌어올 수 있을 터인데, 이미 케이블 TV가 절대 다수의 가입자를 확보해 놓고 컨텐츠 시장을 주무르고 있으므로 그 상황을 역전시킨 다는 것이 사실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IPTV 사업자들에게는 다행히도 작년 말 국회를 통과한 IPTV법이 콘텐츠 동등 접근을 명시화함으로써, 사실상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PAR 제도가 법제화 되었다. IPTV법 20조에는 "인터넷멀티미디어 방송 콘텐츠 사업자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방송위원회가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 고시한 경우, 일반 국민이 이를 시청할 수 있도록 다른 전송사업자에게도 공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차별 없이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제도에 강제력이 없어서 실제로 실효성을 거둘 지 의문이며, 인기 컨텐츠를 소유하고 있는 지상파 3사는 보란 듯이 프로그램 유료화 방침(건당 500원)을 내놓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 사실, 통신 사업자들이 주장하는 컨텐츠 동등 접근에 대한 핵심은 지상파 방송에 있다. 만약 PVR 관계 법령이 실효성을 가지게 된다면, 가장 먼저 국민들의 볼 권리를 위하여 1순위로 제공되어야 할 컨텐츠는 지상파 3사의 프로그램들일 것이다. 따라서 '무조건' IPTV를 통해서 지상파 방송을 해야만 하는 방송 3사와의 협상에서 IPTV 사업자들은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지금 지상파 3사가 요구하고 있는 수백억원 대의 막대한 재전송 댓가를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 또 한가지 IPTV 사업자들이 프로그램 동등 접근을 이슈화시키는 이유는 바로 '다채널의 확보' 때문이다. IPTV가 강점으로 내세웠던 '다채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현재 인기있는 케이블 채널은 물론 그 외에도 많은 PP들로부터 컨텐츠를 마련해야 하는데, 만일 지금과 같은 케이블 TV 측의 견제가 계속될 경우 IPTV는 컨텐츠의 빈곤에 허덕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만큼 PAR은 IPTV를 준비하는 통신 사업자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 PAR과 CP, 그리고 시청자들
? 일단 시청자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프로그램 동등 접근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프로그램 동등 접근의 개념이 기본적으로 시청자의 볼 권리를 위하고 있으므로, 시청자는 사업자들의 경제 논리와 경쟁 구도에 관계없이 자신이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에서 자신이 원하는 컨텐츠를 풍부하게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 하지만 CP(Contents Provider)들, 특히 규모가 크지 않은 컨텐츠 제공업자 측에서 바라볼 때, PAR 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먼저 CP에게 있어 장점이 되는 이유를 짚어보면, 눈치보지 않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방송을 제공할 수 있으므로 수익 면에서도 좋고, 특정한 사업체에 휘둘릴 염려도 없다. 또한 이러한 환경은 좋은 컨텐츠를 잘 만들게 된다면 시청자로부터 인정 받을 수 있다는 동기 부여도 가능해서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 그러나 만약의 경우, CP는 PAR로 인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일단 지상파 3사의 프로그램 재전송 문제와 비슷한 논리로, CP들이 IPTV 사업자와 협상하기 어렵다는 것이 단점이다. 이들이 아무리 잘 만든 자신들의 컨텐츠가 있어도 그것을 높은 가격을 받고 팔 수 없다. 이로 인해 프로그램 제작 의욕이 떨어지며, 프로그램의 양적, 질적 발전도 꾀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모순되어 보이지만, 이렇게 한 가지 제도를 놓고도 아주 상반된 두 가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것은 어떻게 방송 시장 상황이 변해 가는지, 힘이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하는지에 따라 그 판도가 결정되어질 것이다.
? 무엇이 동등이고, 중립인가.
?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분명 환영해야 할 일로 여겨지지만, 사실 통신사업자들의 프로그램 동등 접근 주장이 그다지 달갑게만 여겨지지는 않는다. 자신들은 다양한 콘텐츠, 시청자들의 볼 권리를 위해서 '프로그램 동등 접근' 을 주장한다 하면서도, DAUM 과 같은 망 없는 사업자들의 '망 동등 접근' 에는 싸늘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 손에 쥐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공유와 나눔을 주장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권리의 보장을 요구하는, "네 것은 내 것, 내 것은 내 것" 이라는 코메디같은 주장이 어떻게 곱게 비춰질 수 있겠는가. 사실, 누가 진정한 의미에서 시청자들을 생각하고, 그들의 볼 권리를 걱정하며, 그를 위해 자신의 것을 기꺼이 양보할 것인지, 지금같은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요원하고도 요원한 일이다.
?? 맺으며...
? 세상이 참 각박하다. 대학생들은 낭만과 꿈을 잃었고, 영어성적과 학점, 취업 준비라는 멍에를 쓰고 하루종일 밭을 가는 소처럼 공부한다. 서로 모여앉아 진지하게 나라를 걱정한다거나 중요한 가치를 논하는 것은 어느새 유치하고 덜떨어진 짓이 되어 버렸고, 삶과 사랑이란 그저 술안주로 잠시 오물거리다 뱉어져버리는 신세로 전락했다. 그런데 지금 어린이들, 학생들은 우리보다 더하다. 사교육에 시달리는 초등학생들 이야기는 더이상 논제거리도 되지 못한다. 그렇게 어린 나이에서부터 공부에 시달리고 경쟁에 몰두하는 아이들이 커 나가면, 안 그래도 남을 밟아라, 올라서라 하고 소리치던 이 사회는 대체 어디로 갈 것인가.
? 우리가 꿈결처럼 되뇌이던 서로 나누는 사회, 베푸는 사회, 공평한 사회, 섬겨주고 양보하는 사회, 그러한 '중립'과 '동등' 의 신념들마저, 돈의 논리에 짓밟히고 이용당하며, 아귀처럼 더 가지려 발버둥치는 자들의 사탕발림에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 참, 씁쓸하다.
- 노래가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것처럼, 저 또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습니다. Song’s Journal 은 그런 마음으로 씌여집니다. 2008. 3. 29. 송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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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언론개혁 시민연대, 'IPTV 법안 문제점' http://www.pcmr.or.kr/renewal/bbs/board.php?bo_table=notice&wr_id=2230
연합뉴스, '신규 매체 억제는 기존 매체에도 부정적' http://www.yonhapnews.co.kr/culture/2008/03/07/0908000000AKR20080307141000041.HTML
준비하는 사람, 신진호씨 블로그 'IPTV 법 PAR 제도와 지상파 콘텐츠의 유료화' http://blog.mk.co.kr/sjhdb/20400
공정경쟁 정책연구실, 김남심 씨 'FCC, 프로그램 접근규칙(PAR) 연장 결정' http://www.kisdi.re.kr/imagedata/pdf/10/1020072104.pdf
정청래 의원 홈페이지, 'SO 1300만 가입자 시대, 배타적 프로그램 공급 문제 심각하다.' http://www.mapopower.or.kr/worker/view.php?idx=426&pollidx=&page=1&tb=sang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