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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Apr/080

TV 개인화는 안돼!

공식적으로는 이제 마지막 저널이다. 그동안 IPTV에 대한 기술, 문제점, 나가아야할 방향 등 많은 부분을 다루었다. 이러한 내용을 다루기 위해 수많은 자료들을 조사해 보았으며, 자료 속 IPTV는 ‘흐린 후 맑음’이었다. 하지만 오늘 나는 IPTV의 부정적인 면을 다루어 보려 한다.

어릴 적, 오후 5시만 되면 친구, 동생과 함께 만화를 보기 위해 TV앞에 모였던 기억이 난다. 십 수년 전이라 화질도 현저히 떨어졌으며 부가 콘텐츠도 존재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즐거웠다. 단지 만화가 재미있어서라기 보다는 친한 사람끼리 모여 함께 본다는 점이 즐거움의 이유였기 때문이다. 모인 모든 사람들이 주인공의 행동 하나하나에 다같이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으며, 내용이 아리송한 부분에서는 서로의 생각을 관철시키기 위해 목소리를 높여가며 싸우던 기억도 난다. 저녁 9시가 되면 가족간의 채널 분쟁도 있었다. 아버지는 뉴스, 어머니를 비롯한 나머지는 드라마를 보길 원했고, 대다수의 집에서는 어머니의 승리로 끝났을거라 생각한다. 분쟁의 승리를 통해 얻는 방송에서 오는 짜릿함은 그 방송이 가지고 있는 내용의 재미를 한층 높여 주었다. 모든 것은 TV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이었다.

IPTV에서는 더 이상 이와 같은 즐거움은 느낄 수 없을 듯 하다. IPTV는 전적으로 TV의 개인화를 중점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쌍방향성을 중시하기에 TV의 정보에 대한 피드백이 필요하고 이는 TV의 단 하나의 입력매체인 리모컨을 통해 이루어지며 리모컨을 가지고 있는 사람만이 TV의 당당한 권리를 누린다. TV를 같이 보는 사람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쌍방향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한 사람의 선택에 대해 바라만 보아야하는 주변인의 모습으로 TV를 보게 되므로 재미가 반감될 수 밖에 없다. 더 이상 그들 사이의 대화는 존재하지 않으며, 모두가 TV와 대화하길 원하게 된다. 그러기 위해 모두가 개인 TV를 가지려 한다. 그동안 TV가 주선해 준 가족간의 모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된다. 가장 간단한 이유를 가지고 가족을 한 곳에 모을 수 있었던 TV가 이제는 역사속으로 사라져 버린다니 너무나 아쉬운 일이다.

IPTV. 정말 대단한 물건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들이 제공하는 콘텐츠가 가족이 함께하는 즐거움을 빼앗아 갈 만큼 값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개인화된 즐거움은 도처에 널려 있다. 하지만 집단화된 즐거움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만약 IPTV가 특별해지고 싶다면 현재와 다른 모습을 꾀하기 위해 개인화에 힘쓰기 보다는 TV라는 매체가 가지고 있는 현재의 장점을 한층 더 살려서 집단에게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